치질수술 후기, 비용 및 회복기간

아마 치질수술을 검색해서 들어오셨다면 여러 번 고민하다가 검색하셨을 겁니다.

저 또한 그랬으니까요.

 

아직은 고통을 참을만하다면 약물로 치료하시겠지만, 어차피 식습관이 안 좋으시다면 악화되는 건 시간문제입니다.

이 두려움을 이기는 과정을 말씀드리겠습니다. 꼭 주의 깊게 읽어주세요.

 

치질수술 전 상태, 수술 병원 선택

 

먼저 저는 수술을 결심하기 전까지 약 5년이상 걸렸습니다. 그전까지는 대충 약 바르고 식단 조절하면서 버티다가 이게 만성이 되니 더 이상 손을 쓸 수 없더라고요.

 

저는 치질 중에서도 치열(만성)에 해당 됐는데, 정말 화장실 가는 순간이 지옥이었습니다. 아, 치질과 치열, 치핵, 치루가 어떻게 다른지는 이 곳을 참조하세요.

결국 병원을 알아보는 와중에는 수술 비용이 제일 걱정이었는데요. 저는 처음 선택한 병원은 상담받고 나왔는데, 수술비가 80~100만 원 정도라고 해서 일단 알겠다고 하고 나왔습니다. 그런데 진료비가 8만 원이더라고요.

 

또 몇 주 고민하다가 다른 병원을 찾게 되어 먼저 전화를 해봤습니다. 그랬더니 거기는 40만 원대를 부르시더라고요. 황당했습니다.

 

병원은 반드시 먼저 전화해서 물어보고 가시는 걸 추천드립니다. 가격을 대충 알고 가야지 잘못하면 정말 말도 안 되는 비용을 지불하게 됩니다. 처음에 간 병원은 심지어 내부 인테리어도 그렇고 간호사들도 굉장히 불쾌한 기억이 있었습니다. 그냥 분위기가 이상했습니다. 카운터에 셋이 앉아 있는데 손님은 저 혼자. 카운터 가운데에는 원장님 딸인지 모를 초등학생이 앉아 있고, 아무튼 참 기묘하더군요. 8만 원 진료비 내고 나오면서 든 생각이, '아, 이 병원은 무조건 아니다.'였습니다. 거기서 1박 2일간 제 치욕스러운 모습을 드러내며 입원하고 싶진 않았습니다. 아무튼, 먼저 전화하고 상담받은 뒤 방문상담을 한다! 이게 제일 중요합니다.

 

치질수술 당일

 

예약한 수술 당일에는 간단하게 짐을 싸서 입원했습니다. 직장에 연차도 내고요. 수술은 등 쪽 척추에 마취를 하신다고 하셨고, 통증도 별로 없었습니다. 마취하니 하반신이 정말 아예 말을 안 듣더군요. 5분~10분 정도 걸렸을까요? 정확히는 모르겠는데 몇 분 안 걸린 것 같습니다.

 

그대로 간호사분들이 병실(당연히 1인실입니다)로 옮겨주고 그 뒤로 마취 풀릴 때까지 힘이 안 들어가서 몸도 못 뒤집었습니다. 수술 후에는 지혈 솜을 항문에 계속 끼워놓고 있어야 합니다.

 

그리고 퇴원할 때까지 푹 쉬면서 밥 주면 밥 먹고 핸드폰만 했네요. 솔직히 이 부분은 너무 꿀같았습니다.

 

수술 후 후유증과 회복기간

퇴원 후에 큰 통증이 있진 않았지만, 지혈솜은 일주일 이상 계속 갈아줬습니다. 후유증이라고 한다면 혈액과 변이 조금씩 계속 나오기 때문에 솜을 잘 갈아줘야 했습니다. 이 때문에 직장생활에 빨리 복귀는 힘들고 일주일 이상 쉬어야 했습니다.

 

일반 속옷을 입어도 큰 문제는 안 되겠지만 저는 불안해서 성인 일회용 기저귀를 구매했습니다. 그냥 입고 버리면 돼서 부담없이 편했습니다.

 

약 일주일이 지나고 나서부터는 불편함이 없어졌습니다. 좌욕도 매일 하라는 대로 꾸준히 했고 약도 잘 먹으니 회복이 잘 되더군요. 정말 보수적으로 2주 정도는 잡아야 완전하게 회복되는 것 같습니다. 치핵이나 치루 등은 경우에 따라 다를 수 있습니다.

 

수술 후 삶의 변화

우선 병원에서도 경고한 것은 식습관이 안 좋으면 또 재발할 수 있다는 것이었습니다. 수술이 끝난 후 1년이 지난 지금도 식습관이 좋은 편은 아니지만, 그래도 화장실에서의 끔찍한 고통은 사라졌고 지난 몇 년간 무슨 일을 겪었는지 기억도 못 하고 있네요.

 

지금 이 글을 쓰면서 다시 상기해 보면, 별 것 아닌 것이 얼마나 큰 행복인지 새삼스럽게 느끼게 되는 것 같습니다. 제가 해드리고 싶은 말씀은, 치질 수술을 인터넷에 검색하실 정도면 말 못 할 고민을 갖고 계신 것일 텐데 고민하지 마시고, 깔끔한 병원 검색해서 먼저 전화해 보세요.

 

그리고 괜찮다고 생각이 들면 방문하셔서 상담 꼭 받아보시기 바랍니다. 인테리어 구린 데는 가시지 않으시길 추천드립니다. 그럼, 꼭 건강하게 회복하시길 기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