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반지하층의 고충
서울에서 자취생활을 시작한지 벌써 10년째입니다. 그동안 학교 앞 원룸, 고시촌 원룸, 구옥빌라촌 등 다양한 동네에 거주해보았지만, 한 군데를 제외하고는 모두 반지하층에서 살았습니다. 흔히 반지하방이라고 하면 여름에는 습기로 가득 차 곰팡이가 피고 겨울에는 햇빛도 적게들어오는데 외풍이 심해 보일러를 틀어도 춥다는 인식이 많습니다. 하지만 무엇보다 견디기 힘든 것은 화장실 냄새와 벌레였습니다. 아무래도 건물상에서 가장 아래층이다보니 습한 것도 그렇고 빛도 적게 들어오면 해충들의 서식지가 되기 십상입니다. 아침에 눈을 뜨면 벽이나 천장에 붙어있는 바퀴벌레들을 발견하는 일이 다반사였습니다. 게다가 비라도 오는 날네 혹여나 창문밖에 반지하층을 위한 빗물 방지 시스템이 없다면 방 안까지 물이 새서 바닥이 흥건해지기 일쑤입니다. 화장실의 경우가 반지하 방을 선택하는 데에 정말 결정적인 요소인데요, 요즘은 신축 원룸이 많아서 대부분 반지하라도 일반적인 지상층 원룸의 화장실처럼 정상적인 형태입니다. 하지만 투룸 이상으로 싸게 알아보시는 분들 중 구옥빌라로 둘러보시면 아직도 70~80년대식 건물에서 영화 기생충에 나오는 화장실처럼 변기가 위에 있는 괴상한 형태의 집들이 남아있었습니다. 제가 불과 2년전에 부동산에서 집을 알아볼 때도 많이 있던것을 확인했습니다. 화장실의 경우 시공만 잘 되면 일반 지상층같은 화장실이 많으니 꼭 발품을 팔아서 여러군데를 알아보셔야 합니다. 그 외에 도로 간섭, 햇빛이 잘 안 드는 등 반지하만의 고충은 여러가지가 있지만 이런 환경에서도 꿋꿋이 생활했던 이유는 단 하나, 월세가 저렴하고 같은 가격으로 더 저렴하기 때문입니다. 지금도 투룸의 구옥빌라에서 거주중이지만, 예전 원룸촌의 반지하층 처럼 지하감옥과 같은 느낌도 아닐뿐더러 오히려 1층과 같은 느낌에 가깝고 창문도 크고 창문 앞에 길이 아니라서 더더욱 좋습니다. 게다가 제가 반지하층에서 생존하는 힘이 강해졌기 때문에, 이제는 반지하층이라도 나름대로 헤쳐나갈 지혜력이 쌓였습니다. 어떤 방법들이 있는지 한 번 알아보겠습니다.
반지하층에서 살아남기
반지하층의 단점을 우선 꼽아보자면 햇볕이 잘 들지 않는 점, 환기가 어려워 습기가 많이 차는 점, 바깥 땅과 간섭이 있을 경우 사생활 노출이 심한 점, 화장실에서 냄새가 많이 나는 점, 보안에 취약한 점, 벌레가 많음 등이 있습니다. 먼저 햇빛이 잘 들지 않는 부분에 대해 이야기해 보겠습니다. 이유로는 창문이 작거나, 지형상 창문이 너무 높게 설치되어 있거나, 극단적으로는 창문이 아예 없는 방이 있을 수 있습니다. 창문이 아예 없는 경우는 어떠한 조건이 좋더라도 절대 계약하지 마시길 바랍니다. 실내 환기는 건강상에도 매우 중요하고 정서적으로도 중요한 부분을 차지 합니다. 햇빛은 우울증 완화에 좋으며 공기 순환은 실내 방사능수치 등에 의해 공기오염을 막기위해서 필수입니다. 아무리 싸고 좋은 원룸이라도 반지하인데 창문이 없는 방이라면 거르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창문의 위치가 높거나 아예 크기가 작은 경우도 추천드리지는 않지만 구조상 어쩔수 없는 집들이 있습니다. 이럴 경우 실내 공기청정기 겸용 제습기가 있는데, 렌탈해서 사용하면 싸게 사용할 수 있습니다. 이것은 선택이 아닌 필수이니 꼭 구하시고 안 될 경우 단기간만 살고 이사하시길 추천드립니다. 이 창문의 문제로 인해 환기와 습기 문제가 생기는데 앞서 말씀드린대로 제습기와 공기청정기는 필수입니다. 자취 초보시절에는 군데군데 습기먹는 제습제를 사용했는데 여건이 안 된다면 차선책으로 고려하시길 바랍니다. 특히 이불 등의 침구류는 자주 세탁하여 햇빛이 좋은 날 밖에서 일광건조를 해야 합니다. 또 하나의 큰 문제는 창문밖이 바로 도로일 경우입니다. 이런 경우 사생활 보호를 위해 반드시 암막커튼을 사용하고 창문 밖에 보안용 창살이 설치되어있지 않다면 계약 전에 집주인에서 이야기해서 설치하시길 바랍니다. 하지만 대부분은 잘 설치되어 있습니다. 벌레가 많은 것은 개인마다 방식이 다르지만 가장 좋은 것은 2중 3중으로 방충을 하는 것입니다. 1단계 방충은 앞서 말씀드린 습도와 햇빛 관리, 청소와 정리정돈이며 2단계는 살충작용을 하는 덫이나 약 살포하는 것입니다. 저는 지금은 세스코를 이용하고 있는데 정말 효과가 좋습니다. 3단계는 물리적인 방법인데, 항상 전기채를 충전해 두시길 바랍니다. 눈에 보이는 즉시 빠르게 제거하시기 바랍니다. 화장실 냄새의 경우는 정말 답이 없는데 화장실에 디퓨저를 비치하거나 냄새 제거제를 뿌리는 방법이 있습니다. 화장실의 경우도 창문이 없는 경우가 많은데 이런 경우에는 방쪽으로 환기를 해야하니 디퓨저나 냄세제거 스프레이가 필수입니다. 마지막으로 반지하는 지상층에비해 외부인에 대해 보안이 취약합니다. 저의 경우 보안용cctv를 설치했는데, 당연히 가짜입니다. 최소한의 장치를 해놓으시길 추천드립니다.
반지하도 나름대로 장점이 있습니다. 임차료가 저렴하다는 것 외에 가장 큰 장점은 바로 외출이 편하다는 것입니다. 반층밖에 안 되는 계단이기 때문에 1층과 맞먹는 외출시의 편리함이 있습니다. 엘리베이터가 없는 건물에서는 최대 장점입니다. 너무 말도 안 되는 반지하 구조의 방들이 많이 있는데 최대한 많은 부동산을 둘러보시고 많은 방을 보시면서 실패 없는 반지하 생활을 시작하시길 바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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